수원시 이병규 장안구청장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

안정태 기자 | 입력 : 2019/10/16 [16:08]

▲ 이병규 장안구청장     © 사진 = 수원시장안구청 제공


○ 장안구청장에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 

1988년 7월 1일자 장안구의 개청과 함께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어쩌면 마지막 근무부서가 될지도 모를 장안구에 다시 오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의미 있는 공직생활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장안구에 부임한지 100일이 빠르게 지난 것 같다. 구•동 업무보고를 받고, 지역 내 현안 및 주민 민원사항 파악을 위해 부지런히 현장을 방문했고 지역주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서로 소통하느라 바빴다. 

 

구청장으로 취임했으니 무엇보다 주민들의 불편, 민원 사항을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고 있다. 아무리 행정업무를 잘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민원은 생길 수밖에 없다. 민원 해결을 빨리 해야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장안구를 잘 운영하는 열쇠는 바로 공직자와 구민들 사이의 소통이라 생각한다. 소통이란 막힘이 없이 잘 통함을 의미한다. 아무리 훌륭한 만남과 재미있는 대화도 한쪽이 막혀 있다면 더 이상 소통이 아니다. 수시로 현장을 찾아가서 만나고 또 대화를 통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 장안구의 특징과 역할을 소개한다면? 

장안구는 1988년 7월 1일자 구제 실시로 권선구와 2개구가 처음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구청 11개과와 10개동 행정복지센터의 규모로 인구 30여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수원시의 서북쪽에 위치하여 수원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로 오가는 지지대 고개는 수원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의 주민들이 수원을 처음 접하게 되는 곳이며, 220여 년 전 조선조 제22대 정조대왕은 지지대 고개를 거쳐 수원화성의 첫 관문인 장안문을 통해 입성했기에 수원화성의 정문으로 통하기도 한다. 장안(長安)은 “백성들이 편안하게 산다”는 정조의 깊은 뜻을 갖고 있다.

 

수원시가 프로야구 10구단을 유치하면서 장안구청 사거리에 위치한 종합운동장에는 kt위즈파크라는 야구장이 새로 개장 했다. 옛 부터 수원은 사통팔달 교통이 좋아 수원을 지나는 곳으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이제는 머무를 수 있는 장안구의 콘텐츠가 생겼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또한 광교산과 광교저수지, 수원천이 흐르는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고, 경기도와 수원교육의 산실인 교육청과 성균관대, 경기대 등의 교육기관, 문화예술 공연장인 SK아트리움 등 화려하지는 않으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비된 안정적인 지역이며, 신문화와 구문화, 새로운 것과 옛것이 한 데 어우러져 수원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만석공원 역사의 길 개장에 따른 사전점검     © 사진 = 수원시장안구청 제공


○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업무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래도 역시 구민과 한데 어우러져 일한 것들이 가장 보람 있고 기억에 남는다.

 

우리 장안구에는 여러 구,동단위 자생단체가 있다. 그 중에도 민간모임인 “장안사랑발전회” 라는 단체가 있다. 줄여서 “장사발”“이라고도 하는데, 장사발은 현재 박충규 회장(연무동주민자치위원장, 장안구 협의회장)이 리드를 하고 있다. 

 

장안구민의 기쁜 일이 있을 때는 함께 기뻐해 주고 어려운 이웃이 일을 때는 언제든지 달려가는 그런 분들이다. 추석명절 때나 우리시 시책사업인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참여 캠페인, 수원시 한마음체육대회 등 그 밖에 여러 행사에는 스스로 지원자이기를 자처한다. 장안구민에게는 그림자 같은 분들이다. 장안구 사랑이 어찌나 큰지 회장님 이하 단체원들의 헌신이 그저 고맙고 벅차다. 

 

또 한 가지를 꼽는다면 지난 8월에 역사의 길을 새로 개장했다. 이번 조성된 역사의 길은 수원시 승격 70주년을 맞이해서 만석공원 노송길 복원과 함께 7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수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바닥면에 표현했다. 

 

사업 과정에서 구민들과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고, 역사의 길 조성 효과성에 대해 여러 의견을 주고받아 조성했다. 220여 년 전 지지대 고개, 노송지대를 지나 정조대왕의 능행차가 행해졌던 효행길 구간에 만들어져 중요한 역사적 의미도 있어 구민들과 함께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로 평가하고 있다. 

 

○ 앞으로 청장님이 펼치고자 하는 구정의 방향은? 

안전한 장안구이다. 무엇보다도 장안구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싶다.

안전(安全)을 풀이해 보면 (편안할안, 온전전) 위험이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처럼 안전이라는 분야는 무사고의 의미도 있지만 구민의 편안함, 편리함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사고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장안구민 전체가 ‘불편함이 없고, 안락하다’ 라는 신뢰감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안전함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싶다. 

 

계절적으로 생기는 장마나 태풍, 화재, 설해 등 관리에도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라 할 수 있다. 집중호우나 태풍 등 상황 발생시 비상근무 태세를 갖추는 것은 실제 상황에 대비한 연습효과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7월 부임한 이후로 3개의 태풍(링링, 타파, 미탁)이 왔다. 신속하게 태풍 상황근무 태세를 갖추고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저마다 행정근무 직원들의 비상근무 효과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지만 관내 도로, 건축물, 가로수, 도로시설물 등 관리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구청장의 역할은 기존에 구축한 시설물 유지관리라든가, 제반사항을 잘 닦고 기름칠하는 것이 주 업무다. 물론 그 전에 정이 넘치는 동네라는 인식을 갖도록 정답고, 정겹고, 정이 넘치는 행정을 바탕으로 장안구의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 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 전통놀이 한마당     © 사진 = 수원시장안구청 제공


○ 다른 구에 비해 장안구의 장점과 단점은? 

장안구의 장점이라 한다면 표현하기 어렵지만 ‘안정감’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구(區)이기 때문에 비교적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외부로 이사하거나 상가를 이전하는 분들도 많지 않은 것 같고 주민들 역시 안정감을 누리며 사는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서로 어우러져 살다 보니 정감이 넘친다. 이런 장안구가 너무 좋다.

 

반면에 변화가 없고 편안하면 편안함에 취해 버리고 발전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작은 것에서부터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발전하는 장안구를 만들고 싶다. 취할 것과 배제할 것을 잘 판단해서 주민의 삶의 질이 꾸준하고도 완만하게 발전해 나가는 장안구가 되었으면 한다. 

 

○ 장안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점이 있다면? 

시급한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시급한 현안 해결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우리구의 당면한 현안은 우선 노후 및 주차 공간 부족, 민원실 협소 등으로 지역주민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영화동 청사를 신축하는 일이다. 영화동 청사는 공영주차장(217면으로 확대)과 연계한 복합시설로 현재 신축중이며, 2020년 상반기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무동 주차공간 확장, 정자2동 청사 신축 등도 동 특성에 맞춰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수원시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안) 환경부 승인에 따른 광교상수원보호구역 부분해제와 관련해서 보호구역 내 식품접객업소 관리 등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함은 물론, 영화동 서문경로당 신축을 통한 노인복지 공간 확충과,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연무동 삼희교 재가설 추진, 창훈교 등 8개 교량 보수· 보강하는 사업 등 긴급한 사안부터 단계별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 삼희교 공사현장 방문     © 사진 = 수원시장안구청 제공


○ 탁월한 안전교통국장 재직경험이 장안구청의 교통정책에 어떤 영향을? 

파장IC와 조원IC가 설치되는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가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장안문과 수원kt 위즈파크를 지나는 노면전차(트램) 또한 수원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청에서의 경험들이 장안구정을 펼쳐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수원시가 운영하는 모든 공영주차장(68개소 7,551면) 주차 정보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통합주차정보 시스템'이 2020년 4월 구축될 예정이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공영주차장을 한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시설 유휴주차장을 주민과 공유해 도심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추진 중인 ‘주차장 공유사업’의 확산을 위해 학교와 교회 등에 적극 홍보하고, 거주자우선주차제 확대와 설치비용의 90%까지 보조하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을 지속 추진하여 골목길 주차난을 해소해 나가겠다.

 

○ 장안구의 현재 대중교통에 대한 현실과 만족도는? 

장안구는 서울로 오가는 수원의 관문이며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주요 간선도로의 경우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2020년 6월 준공 예정인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는 국도1호선과 국도43호선의 교통혼잡 완화 및 도심을 통과하는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2026년 개통목표로 설계 중인 신수원선(인덕원~수원~동탄)과 2023년 도입예정인 노면전차(트램)은 승용차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하여 도시교통체계를 개선할 것이다.

 

우리 구에서는 이와 연계해서 버스노선 확충 및 개편,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청장님의 생각이 있다면? 

다른 직장생활도 마찬가지겠지만 공직자의 직장 생활에는 가정에 조금만 신경 쓰고 직장에 오랫동안 충실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 보면 결국에는 자기 인생의 의미와 보람을 찾기가 어렵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직장생활에서 경험했던 모습이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저녁에 늦게 퇴근하는 직원을 으뜸으로 생각하는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직장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배려해 줘야 한다. 아침에 정시 출근하는 직원들을 질시 할 것이 아니라 직원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격려해 주고,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면 회의를 금지하거나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는 행위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요일 저녁에는 회식을 금지하거나 부서장은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직원들이 직장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이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개인의 생활패턴은 결국 자기가 바꾸는 것이다 스스로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하며 노력해야 한다. 직장인들은 직장상사나 동료들을 의식하고 눈치 보는 시간에 자기의 일과 쉬는 시간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구의 젊은 직원들이 진정한 워라밸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이 확산되어 결혼률, 출산율 증가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 공직자를 떠나서 신선한 예술인이란 느낌이 든다. 그 비법은? 

몇 년 전부터 우리 공직자들로 구성된 연주동아리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물론 실력을 갖춘 전문적인 연주 동아리는 아니다. 그러나 연주 활동을 하는 시간은 나에게는 매우 소중하다. 그 동안 주어진 많은 사회적 역할과 생활에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나를 위로하고 나를 만져주는 시간이 아닌가 싶다.

 

프랑스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을 보면 누구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사람은 무언가에 열중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삶의 여유와 문화적 소통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새롭고 신나는 그런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앞으로의 작은 소망이라면 연습해 왔던 연주활동을 발표할 기회가 보다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 제17회 수원시 주민자치박람회 참가 동 격려     © 사진 = 수원시장안구청 제공


○ 청장님이 사시는 인생의 스타일을 논한다면? 

손자병법에 나오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응형무궁은 끝없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말이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공무원생활에서도 요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사고방식이나 식성, 예의범절 등이 빠르게 변화됨으로 인해 많은 격차가 생겨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부서원에게 인기가 없는 부서장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낡은 방식을 고집하거나 일명 꼰대로 불리는 경우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는 응형무궁의 자세가 부족한 부서장이 아닌가 싶다. 동그란 축구공을 네모난 상자에 넣는다고 해보자.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다 보니 네모난 형태에 쉽사리 순응하지 못한다. 

 

그러나 물의 경우에는 다르다. 동그란 용기에는 동그랗게, 네모난 용기에는 네모에 순응하며 유연하게 대응한다. 사회생활에서나 일상생활에서 물과 같은 존재, 즉 응형무궁의 존재가 된다면 분명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 구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장안구정을 펼쳐 온지 벌써 100일이 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기관과 현장을 둘러보면서 발전된 장안구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장안구민의 뜨거운 열정을 보았다. 

 

앞으로도 현장을 찾아 구민의 작은 목소리까지 세심히 살피고 소통의 폭을 넓혀 신속히 해결해 나감으로서 구민과 희노애락을 함께 공유하고 행복지수가 향상되도록 할 것이다. 

 

기존에 해 왔던 좋은 시책사업은 더욱 발전시키고 미흡한 사업은 고쳐서 활용함으로서 더 살기 좋은 장안구를 만들어 가기 위해300여 장안구 공직자와 함께 노력할 것이다.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는 말이 있다 도종환 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중에서 발췌한 말이다. 얕은 물에는 접시 하나 뜨지 못하며, 큰물은 깊어서 좌우로 치우치거나 소리가 없다는 말로도 통한다. 이 문구를 내 집무실 벽에 족자를 만들어 걸어놓았다. 매일 출근하면 한 번씩 되새기는 문구다. 이 문구와 같이 조그만 흔들림이나 좀처럼 소리가 나지 않는 깊고 넓은 마음을 담고 있는 기관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제24대 장안구청장으로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던 관심과 사랑, 그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구청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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