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안전한 지하철 만들기 나선다

지하철 내 범죄 매년 2천여 건 이상 발생…수법도 나날이 진화

안상일 기자 | 입력 : 2022/05/16 [10:53]

5. 13.(금) 고속터미널에서 진행한 범죄예방 캠페인 및 불법촬영 취약개소 점검


[미디어투데이=안상일 기자] 매년 2천 건 이상 발생하는 서울 지하철 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보안관 순찰 강화・역사 내 안심거울과 안전지대(Safe Zone) 설치・역사 및 열차 내 CCTV 증설 등 다양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지하철 내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소속 지하철경찰대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서울 지하철 내 범죄는 약 2천 건 이상 발생하였으며 이 중 불법촬영 등 성 관련 범죄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선별로는 2호선의 범죄 발생 횟수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5호선, 7호선, 4호선, 3호선, 1호선, 6호선, 8호선 순이었다.

지하철 내 범죄는 전문 기술과 카메라 장비를 악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기도 하다. 종로영업사업소에서 근무하는 한 지하철보안관은 직접 개조한 카메라 장비를 이용한 불법 촬영자를 잡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치마를 입은 앞사람의 다리 사이 발을 놓은 것이 수상해 주시하다 불법 촬영 중임을 알게 되었다. 곧바로 현장에서 붙잡아 지하철경찰대로 인계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불법 촬영자는 소형 렌즈를 신발에 부착하고, 전선을 바짓단 속으로 통과시켜 허리춤의 작은 가방 속 녹화장치에 연결한 장비를 사용했다. 당시 검거했던 형사도 “이러한 장비는 처음 본다.”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공사는 범죄 다발 구간인 강남역・고속터미널역・사당역 등에 지하철보안관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 지하철보안관의 순찰업무 시간을 최대 1시간 늘려 역 직원과 함께 매일 역사・열차 내 및 여성 편의시설을 수시로 점검 및 단속한다. 효과적인 성범죄 대응을 위해 경찰과 함께 매월 합동 순찰 및 수시 특별점검도 시행하고 있다.

지하철보안관과 역 직원들은 점점 지능화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 역량 강화에 힘쓰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불법 촬영자를 다수 검거한 경험이 있는 지하철보안관은 “단순히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은 보폭ㆍ동선 등 행동 패턴이 다르다.”라며, “평소에 형사들의 근무 방식을 연구하고, 범죄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업무시간 외에도 지하철 내 범죄행위 발생 시 공사 직원들은 즉각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지난 5월 3일 밤 3호선 열차 내에서 취객이 한 남녀 일행에게 달려들자 퇴근 중이던 한 지하철보안관이 몸을 날려 저지한 일이 있었다. 지하철보안관은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분리, 빠른 신고 및 피해자가 내리는 곳까지 동행 등의 조치로 피해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도왔다.

한편, 지하철보안관 등 도시철도 종사자는 범죄예방을 위해 적극 단속에 나서지만 사법경찰권이 없어 대상자가 단속에 불응 시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지하철보안관의 정당한 업무에 대한 단속 불응, 폭력행사 등으로 피해가 발생한 건수는 ‘20~’21년 2년간 총 263건에 달한다.

공사는 사회적 이슈이자 지하철 범죄 중 가장 많이 발생한 디지털성범죄(불법 촬영)의 예방을 위해 자치경찰과 함께 역사 내 안심거울 설치에도 힘썼다.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2020년 잠실역ㆍ가락시장역에 안심거울 8개를 3개월 간 시범 설치해 운용한 결과, 불법촬영 건이 0건으로 확인되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공사는 안심거울 설치를 확대해 2022년 3월 기준 26개 역 60개를 설치했다.

안심거울은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시야각이 넓은 원형 거울을 설취해 불법 촬영 등 성범죄 예방 효과를 얻는 설비이며, 2019년 지하철 성범죄에 대한 유형별 특성 분석과 전문기관 연구용역의 결과를 통해 설치됐다.

성범죄 다수 발생 역 및 유흥가 주변 역사에는 심야시간대 성추행 등 범죄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구역 ‘Safe Zone’ 을 설치, 안내 스티커 및 유도 표지 부착・조도 강화・CCTV 집중감시・비상 SOS 전화 설치와 더불어 유사시 신속 출동 등으로 안전한 이용환경을 만들고 있다.

공사는 지하철 내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빠른 신고 및 단속 시 원활한 협조 등 이용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범죄행위를 목격했을 시 경찰 또는 ‘또타지하철’ 앱을 이용해 지하철보안관 호출을 요청함으로써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할 시에는 접속 후 '민원신고→성추행ㆍ불법촬영→신고'를 누르면 인근 지하철보안관에게 알릴 수 있으며, 이후 보안관이 열차 위치를 확인하여 출동한다.

이와 같은 지하철 내 범죄예방 노력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공사는 서울시ㆍ서울경찰청ㆍ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와 공동으로 이달 13일 고속터미널역에서 지하철 범죄예방 캠페인 및 불법촬영 취약개소 점검 등 합동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조규주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장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지하철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의 범죄 예방 대책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하철 제일의 가치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사 직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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