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국립이천호국원 제2묘역 (충혼당) 착공을 앞두고 / 이순희 국립이천호국원장

안상일 기자 | 입력 : 2022/06/09 [21:58]

 <기 고>

                   

       국립이천호국원, 제2묘역(충혼당) 착공을 앞두고

 

                                                                이순희 국립이천호국원장

 

 어렸을적 수도 시설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펌프로 지하수를 끌어 올려 종종 식수로 자주 사용하곤 했다. 지하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 펌프에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이 물을 마중물이라 하는데, 저 밑바닥 샘물을 마중 나가서 데려온다 하여 부르는 것으로 혼자 힘으로 나올 수 없는 물을 끌어내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마중물의 도움으로 시원한 지하수를 샘솟게 한다.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이천호국원도 어쩌면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마중하다의 의미는 “오는 사람을 나가서 맞이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유래된 마중물은 이끌어내는 힘이다. 한 바가지 물에 불과했지만, 그 물이 담겨져 녹아듦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음의 실천인 것이다. 희생함으로써 더 큰 물줄기를 뿜어내는 길을 여는 것, 국가유공자를 말하고, 보훈을 말할 때 우리는 헌신과 희생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 헌신과 희생이 이 마중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2년 전 이천호국원 부임 당시, 수도권의 유일한 호국원으로 2008년 5월 1일 5만 2기로 개원한 이곳은 9년만인 2017년 4월에 국가유공자분들을 위한 묘역이 만장되어 위패로 모셔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유공자 안장업무가 잠시 멈춰 있었다.

 

6·25전쟁이 끝나고 70여년이 지나 국가유공자분들의 고령화는 심화되고 폭증하는 안장수요의 증가로 제2묘역 확충사업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사업으로 꼭 이루어야 할 소임의 첫 번째였다.

 

 지난 5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지역주민과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어 인근 지역 부지를 매입하고,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유가족의 교통편의를 위해 지역 기관 및 단체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인근 도로 확충 등 유가족 교통편의를 위한 협업을 이뤘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그토록 염원했던 제2묘역 실내봉안당 첫 삽을 뜨는 착공식을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착공식을 기점으로 확충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2024년 중에는 재개원을 하게 되어 수도권에 안장을 희망하시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분들의 안장 수요에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울 수 있게 된다. 또한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현충원, 호국원으로 대표되는 국립묘지라 하면 엄숙하고 경건한 장소로만 여겨지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영면해 계신 성역이며, 국가유공자분들의 애국 애족 정신의 정수가 모여 있는 곳으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제는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예우를 다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고 함양하는 상징성 있는 곳으로 모든 국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국립이천호국원은 앞으로 2024년경 5만기 실내봉안당 조성을 마치게 되면, 10만기 규모로서 전국 최대 규모의 호국원이자 품격있는 호국원으로 거듭나게 되며, 서울현충원과 나란히 수도권 호국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막중한 역할을 다할 수 있으려면, 경건한 묘역 조성, 최상의 안장 및 집례 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현충선양활동을 더욱 강화해나가야만 한다.

 

 그동안 국립이천호국원은 국가유공자 명예를 선양할 수 있도록 서해수호의 날, 현충일, 유엔군 참전의 날 등 특정일에는 국가기념일 특성에 맞는 자체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특히 7년째 거행하는 호국원 주관 현충일 추념식은 범국민적 추모와 예우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한 미래세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나라사랑 그림 공모전’, 지역학교·지역사회와 연계한 ‘보훈선양 프로그램’, 민주화운동기념공원과 연계한 ‘호국과 민주 균형의 역사 체험’, ‘군장병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등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현충선양활동으로 지역사회의 나라사랑 체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보훈가족을 위해서는 국가유공자이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카네이션 헌화 행사’가 올 해로 10회째를 맞고 있으며, 특히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설·추석 명절에 참배가 어려웠을 때 보훈가족분들을 대신하여 ‘그리움을 담아 감사의 헌화 서비스’를 추진하여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유가족의 아쉬움을 같이 나누었고,

 

 한편 코로나의 장기간 지속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대면 나라사랑 체험을 기획하여 유치원, 초등학교 등 각 교육기관에 ‘나라사랑 체험 꾸러미’를 통해 지역사회를 뛰어넘는 현충선양활동을 지난 2년간 쉼 없이 실시하였다.

 

 6·25전쟁 72주년을 맞이하는 올 해, 6·25참전유공자분들이 대부분 90세 이상임을 감안한다면, 제2묘역 조성은 착공식 이후 차질 없이 건립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기꺼이 자신들이 마중물이 되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의 샘물을 퍼올린 국가유공자분들에 대한 우리들의 도리일 것이다.

 

또한 국립이천호국원이 우리 미래세대에게는 책으로 배우는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국민 누구나 스스럼없이 찾아와 나라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수도권 호국테마공원으로 거듭나는 그 날을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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